Information/경제정보

휘발유, 경유의 가격 구조 (유류세, 정유사 매출 구조, 횡재세)

호랭호 2023. 2. 1. 07:30
반응형

최근 유가폭등으로 인한 휘발유, 경유값이 대폭 오르며 정유사의 영업이익이 전년도 대비 상당히 올라가며 정유사의 횡재세 도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정말로 정유사가 횡재를 맞은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조금 알아보았습니다.

디지털 타임스 기사의 사진을 인용했습니다.


휘발유, 경유 가격 구조

아래는 2017년 12월 기준 보통 휘발유와 자동차용 경유의 정유사 판매가격 구조입니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 자료)

구분제품보통 휘발유자동차용 경유
세전551.82577.05
교통세529.00375.00
교육세79.3556.25
주행세137.5497.50
부가세129.82110.63
세금합계875.71639.38
세후1,428.001216.90

유류세 인하 전인 보통 휘발유와 자동차용 경유의 정유사 판매가격 구조로서 정유사가 주유소에게 판매할 때의 가격입니다. 보통 휘발유의 경우 세전 가격인 551.82원에서 유류세(교통세, 교육세, 주행세)와 부가세, 그리고 표에는 없지만 품질관리수수료를 합쳐 1428원에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정유사에서 생산가에 마진을 붙인 가격이 551.82원인데 세금의 합계가 875.71원인 걸로 보아 휘발유의 가격의 절반 이상인 상당한 금액이 세금으로 이루어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래는 2022년 12월 기준 보통 휘발유와 자동차용 경유의 정유사 판매가격 구조입니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 자료)

구분제품보통 휘발유자동차용 경유
세전777.201,041.62
교통세332.50238.00
교육세49.8835.70
주행세86.4561.88
부가세124.65137.77
세금합계593.48473.35
세후1,371.15 

유류세 인하 후인 보통 휘발유와 자동차용 경유의 정유사 판매가격 구조로 2017년에 비해 세전가격이 많이 증가하였고 세금합계가 많이 줄어든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유류세 인하 후에도 정유사 판매가격의 약 40% 이상이 세금으로 이루어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동차의 경유는 2017년도에 비해 세전금액이 굉장히 크게 증가하였는데 이는 전 세계적으로 경유의 수요가 급증하여 가격이 폭등한 것이 국내의 가격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의아한 것은 세금은 줄었는데 내가 실질적으로 구매할 때의 기름값은 올랐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정유사에서 다른 나라의 정유사보다 마진을 많이 남기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에 조금 더 알아보았습니다.
2022년 11월과 12월의 국제석유가격을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서 찾아보았는데 국제 휘발유 가격이 11월에는 93.17달러/배럴 , 12월에는 85.48달러/배럴입니다. 원/L로 환산해 보면 11월 기준 1달러당 1330원으로 계산하였을 때 779.84원/L, 12월 기준 1달러당 1300원으로 계산하였을 때 699.33원/L입니다.

11월, 12월 원달러 환율입니다.(인베스팅 닷컴 참조)

우리나라 12월 정유사 판매가격은 국제 휘발유 11월 가격과 유사하였습니다. 국내 정유사의 경우 원유를 수입해 정제를 하기 때문에 원유를 구매하여 국내에 들어오는 기간 때문에 1개월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면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의 가격이 훨씬 비싸다고는 볼 수 없어 보입니다. 즉, 우리나라 정유사만 폭리를 취한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가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응형

정유사 매출 구조

정유사의 이익률과 매출 구조를 찾아보았더니 우리나라 정유사는 휘발유, 경유만이 아니라 석유화학 제품, 윤활유 제품들도 생산하고 있어 순수하게 내수용 휘발유, 경유만을 위한 정제마진은 5%가 채 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국내 정유사에서 생산하는 내수용 휘발유, 경유의 비중이 수출하는 다른 제품들에 비해 적어 전체 생산 제품 중 국내에 공급하는 휘발유, 경유, 항공유 등을 모두 포함한 내수의 양은 40% 미만으로 국내 정유사들의 대부분이 수출로 이익을 더 많이 보고 있는 상황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정유사는 세계의 다른 정유사들과 조금 다르게 보아야 할 점이 있었는데 원유를 직접 시추할 수 있는 정유사 또는 산유국의 경우에는 원유 시추에서부터 마진을 남길 수 있는 구조이고 이와 다르게 국내의 정유사들의 경우 마진이 이미 붙어있는 원유를 수입해 와서 정제를 한 후에 되파는 구조라 수익을 내는 구조 자체가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정유사에서는 세계 원유가격에 맞추어 가격을 변동시키면서 판매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유사가 원유가격이 오르면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이유를 찾아보았더니 정유사에서 원유를 구매하여 국내로 들어오는 시간에만 한 달 이상 걸리고 미리 저렴하게 구매해 둔 원유들의 물량과 저장탱크에 저장되어 있는 물량이 원유가가 상승하게 된다면 자연스레 판매가격이 상승하므로 싸게 사온 원유를 비싸게 파는 구조가 되어 영업이익이 늘어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것 또한 횡재라고 볼 수 있으나 반대로 원유가격이 떨어질 때는 비싸게 사온 원유를 싸게 팔아야 해서 적자가 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불과 3년 전인 2020년에 원유가격이 폭락을 하여 모든 정유사들이 비싸게 사둔 원유를 정제후 싸게 판매하여 수조 원의 손실을 보게 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원유가격이 떨어지면 손해를 보고 원유가격이 오르면 이득을 보는 것은 알겠으나 뉴스에는 원유가격이 떨어졌다고 하는데 왜 주유소 가격은 그대로인가라는 의견들도 많아 찾아보았는데 이것은 정유사에서 공급하는 가격이 아닌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가격의 문제였습니다.

주유소에서는 소량씩 정유사에게 공급받는 것이 아니라 저장탱크에 많은 양을 한 번에 정유사에서 구매한 후 저장해 두고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형식인데 원유 가격이 떨어진다고 정유사에서 비싸게 산 기름을 적자를 보면서 싸게 팔 수 없기에 주유소 사장들이 구매해 둔 재고를 판매하고 정유사에서 기름을 싸게 사 올 때까지는 가격을 낮출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일부 주유소들은 마진을 더욱 남기기 위해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유독 원유가격이 떨어질 때는 늦게 가격을 낮추고 올라갈 때는 빨리 가격을 올린다는 느낌이 든다면 그것은 맞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예를 들어보면 백화점에 샤넬 가격이 다음 달에 오른다고 하면 오픈런의 줄이 길어지고, 어떠한 물건이 다음 달에 세일을 한다고 하면 세일기간까지 사지 않고 기다리는 것이 사람의 심리인데 주유소의 재고도 마찬가지로 원유값이 오른다는 전망일 때 많은 사람들이 주유를 미리 해두고 원유값이 떨어진다는 전망일 때 최대한 버티자는 심리가 발생한다면 주유소 저장탱크의 재고들도 사람들의 심리에 따라 움직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입니다.

이처럼 여러 상황을 보았을 때 유가 상승으로 인해 정유사의 영업 이익이 많이 늘어난 것이 횡재라고 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이것을 횡재로 본다면 유가 하락으로 인해 수조 원의 영업 손실이 발생한다면 재난으로 보고 세금으로 지원을 해주어야 공평한데 결론적으로 둘 다 이상해보입니다.


반응형